지난 6월 30일 중국 단둥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토요일에 휴대폰을 바꿨다.
예전에 쓰던 V7800은 카메라 성능이 좋아서 애용을 했었는데, 쓰다 보니 첨엔 렌즈 캡이 날아가더니, 그 다음엔 배터리 커버가 날아가고, 급기야 전화를 걸 수도 없고 받을 수도 없는 상태로 망가져 버렸다. 확실히 내가 전화기를 좀 험하게 쓰긴 하는 것 같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기 때문에 이 폰이 좀 버텨줬으면 했는데, 완전 먹통이 되고 나니 도저히 못 살겠더라.
그래서 전격적으로 토요일에 매장으로 가서 햅틱폰을 사버렸다.처음엔 카메라 기능이 좋은 폰으로 사려고 매장에 가서 손에 잡아 보았는데, 햅틱폰을 손에 잡아보니까 감이 너무 좋은 거다. 그래서 확 sk로 옮기면서 햅틱폰을 질러버렸다. So far, so good.
sk로 옮기면서 자꾸 080 스팸 메시지가 오는데, 주로 뉴스 제목을 소개하고 접속을 유도하는 것들이다. 자꾸 딩딩거리는 것이 귀찮아서 스팸 방지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법을 알아내서 세팅했는데도 자꾸 온다. 아직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런데, 어제는 서울대에 심교수님과 논문토의를 하고 오다가 스팸 메시지를 보고 "헉" 하면서 놀랐다. "[긴급] 금강산 관광객 총맞아 숨져" 라는 메시지를 보는 순간, 너무나도 놀랬다. 집에 와서 확인을 해 보니 정말로 금강산 관광을 간 아주머니가 총에 맞아 숨져 있었다. 어처구니없이 귀한 생명을 잃게 된 고인과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지난 번에 개성을 다녀오고 나서 개성 관광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역시 북한은 북한인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발포를 할 생각을 했는지 이해가 잘 가지를 않는다. 기실 보도대로라면 그 초소 위치에서 관광객 복장도 식별할 수 있었을 텐데, 먼 발치에서 군사구역을 보고 간 관광객 하나쯤 놓치더라도 큰 문제는 아니었을 터이다. 초소를 볼라치면 google earth로도 얼마든 볼 수 있는 세상이지 않은가. 자세한 경위가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아마 초소 경비병의 과잉대응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과잉대응이나 각종 사고는 몸과 정신이 딱딱한 상태에서 일어난다.
몸과 마음이 과도하게 경직된 상태에서 "경비 똑바로 하라우. 뚫리면 가만 안 두갔어!" 이런 호통을 몇 번 듣는다면 북한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이라고 생각도 된다. 타이밍도 참 절묘하게 남측의 대통령이 남북대화 재개를 촉구한 그 날에 총격으로 사람을 죽인 것이 북에도 결코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명령만 수행한다고 생각하는 군대에서조차 조직의 거시적인 목표를 말단 성원까지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일례가 될 것이다.
부모님이 더 나이드시기 전에 개성이든 금강산이든 한 번 관광을 시켜드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무기한 연기다. 내가 북한에 출장간다고 할 때는 부모님께 걱정 마시라고 하고 안심을 시켜드렸었는데, 거꾸로 부모님이 가신다고 가정해 보니 별로 안심이 안 될 것 같다. 이번달 말에는 영석씨가 단동에 다녀오게 되는데, 압록강변 수영 같은 건 절대 하지 말고 조신하게 있다오라고 당부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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