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금강산

2008/07/12 11:51

지난 6월 30일 중국 단둥으로 들어가기 직전의 토요일에 휴대폰을 바꿨다.
예전에 쓰던 V7800은 카메라 성능이 좋아서 애용을 했었는데, 쓰다 보니 첨엔 렌즈 캡이 날아가더니, 그 다음엔 배터리 커버가 날아가고, 급기야 전화를 걸 수도 없고 받을 수도 없는 상태로 망가져 버렸다. 확실히 내가 전화기를 좀 험하게 쓰긴 하는 것 같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려고 했기 때문에 이 폰이 좀 버텨줬으면 했는데, 완전 먹통이 되고 나니 도저히 못 살겠더라.

그래서 전격적으로 토요일에 매장으로 가서 햅틱폰을 사버렸다.처음엔 카메라 기능이 좋은 폰으로 사려고 매장에 가서 손에 잡아 보았는데, 햅틱폰을 손에 잡아보니까 감이 너무 좋은 거다. 그래서 확 sk로 옮기면서 햅틱폰을 질러버렸다. So far, so good.

sk로 옮기면서 자꾸 080 스팸 메시지가 오는데, 주로 뉴스 제목을 소개하고 접속을 유도하는 것들이다. 자꾸 딩딩거리는 것이 귀찮아서 스팸 방지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법을 알아내서 세팅했는데도 자꾸 온다. 아직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런데, 어제는 서울대에 심교수님과 논문토의를 하고 오다가 스팸 메시지를 보고 "헉" 하면서 놀랐다. "[긴급] 금강산 관광객 총맞아 숨져" 라는 메시지를 보는 순간, 너무나도 놀랬다. 집에 와서 확인을 해 보니 정말로 금강산 관광을 간 아주머니가 총에 맞아 숨져 있었다. 어처구니없이 귀한 생명을 잃게 된 고인과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 어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지난 번에 개성을 다녀오고 나서 개성 관광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역시 북한은 북한인가? 어떻게 그렇게 쉽게 발포를 할 생각을 했는지 이해가 잘 가지를 않는다. 기실 보도대로라면 그 초소 위치에서 관광객 복장도 식별할 수 있었을 텐데, 먼 발치에서 군사구역을 보고 간 관광객 하나쯤 놓치더라도 큰 문제는 아니었을 터이다. 초소를 볼라치면 google earth로도 얼마든 볼 수 있는 세상이지 않은가. 자세한 경위가 나와야 알 수 있겠지만, 아마 초소 경비병의 과잉대응이 원인이 아닐까 생각된다.

과잉대응이나 각종 사고는 몸과 정신이 딱딱한 상태에서 일어난다.
몸과 마음이 과도하게 경직된 상태에서 "경비 똑바로 하라우. 뚫리면 가만 안 두갔어!" 이런 호통을 몇 번 듣는다면 북한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일이라고 생각도 된다. 타이밍도 참 절묘하게 남측의 대통령이 남북대화 재개를 촉구한 그 날에 총격으로 사람을 죽인 것이 북에도 결코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명령만 수행한다고 생각하는 군대에서조차 조직의 거시적인 목표를 말단 성원까지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일례가 될 것이다.

부모님이 더 나이드시기 전에 개성이든 금강산이든 한 번 관광을 시켜드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무기한 연기다. 내가 북한에 출장간다고 할 때는 부모님께 걱정 마시라고 하고 안심을 시켜드렸었는데, 거꾸로 부모님이 가신다고 가정해 보니 별로 안심이 안 될 것 같다. 이번달 말에는 영석씨가 단동에 다녀오게 되는데, 압록강변 수영 같은 건  절대 하지 말고 조신하게 있다오라고 당부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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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개성까지

2008/05/14 13:40

아직 평양 방문기 적는 것을 시작도 못했는데, 그 사이에 또 두어 주가 흘러서 내일과 모레는 개성에 방문하게 되었다. 내일 개성 방문은 훈남 이기용씨와 함께 가게 되는데, 경협쪽의 이영진 과장 차를 타고 개성까지 고고씽하게 된다.  즉, 서울에서 개성까지 자가용 몰고 드라이브를 가는 것~

지난 번에 평양에 다녀올 때에도 가는 길 오는 길에 재미있는 사람들을 만났었는데, 이번에 육로로 다녀올 때에는 어떤 재미있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아무튼 세상 참 많이 좋아졌다. 서울에서 개성까지 자기 차를 몰고 왔다갔다 하는 시절이 열리다니~~

개성에 가서는 70$을 내고 현대아산에서 운영하는 호텔에 묵을 예정.
70$이면 이제까지 출장다면서 묵은 호텔들 중에서 가장 싼 호텔이다. 지난 번에 방북자 교육을 할 때 보니까 개성 공단에 머무는 남측 사람들은 무슨 컨테이너 촌 같은 데서 잠을 자던데, 설마 호텔이라고 이름 붙여놓고는 컨테이너 문 앞에 방번호가 붙어있는 것은 아니겠지? :)

출발하는 것도 새벽 7시에 서울 본관에서 모인다고 하니, 내일은 아주 아침이 빡세겠구나.
꼭 TV 프로그램의 1박 2일 코너에 참여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Tough해도 좋아좋아, Fun하기만 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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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석진!
    2008/05/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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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도착하셨나요? 별 일은 없었죠?

    평양이랑 개성 방문기 둘 다 기대되요~
    • 2008/05/17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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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책임 안녕~

      잘 다녀왔습니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기용씨랑 둘이 노래방에 간 것이려나? ^^ 암튼 일도 빡세게 했고, 놀기도 빡세게 하고 왔삼~ :)

      방금전에 댓글을 남긴 것 같은데, 주말 잘 보내요~


차주에는 4/21(월) ~ 4/26(금)까지 출장을 갑니다.
통화 불가, 인터넷 불가인 평양으로 가기 때문에 그 동안 새로운 post는 없을 예정입니다.
가서 재미있는 것들이 있으면 돌아와서 신나게 여행기를 또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끝내지 못한 남경출장기가 마음에 걸리는군요 ^^)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여권 OK.
중국 복수 비자 OK.
베이징발 북한행 고려항공 표 살 돈 환전 OK.
북한 양각도 호텔에 가서 지불할 숙박비 환전 OK.

이제 모든 게 준비되었으니 평양에 가서 일 잘 하고 오는 것만 남았다.
원래는 이번 출장에서 계약 디테일을 검토하는 것이 내 할일이었지만, 그 동안 과제의 모양이 급격하게 바뀌었기 때문에, 오히려 지난 번 이후로 얼마나 작업에 진척이 있었는지 보고 도움주는 것이 주가 될 듯 하다.

4/21일부터 4/26일까지 다녀오게 되는데, 요새 상황도 상황인지라 다른 출장과 달리 좀 긴장도 된다.
설마 뭐 별 일이야 있겠는가. 실제로 가보면 먼 곳의 폭탄발사보다는 매일 저녁의 폭탄주가 더 두려울 지도 모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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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것 참 난감하구나..

과제 계약이 있어서 4월 22일에 평양에 들어가기로 되어 있는데,

이번 주에 큼직하게 두 건이 터져버렸네...

월요일에는 개성공단의 남측 사무소 직원들을 추방하더니만.
http://www.dailian.co.kr/news/n_view.html?id=106423&sc=naver&kind=menu_code&keys=1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금요일엔 서해에서는 NLL 무효다 외치면서 미사일 세 방 발사해 주시는구나, 아흐..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3281829355&code=91030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언론에서는 북한이 이명박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서 그런 것이니 관계가 전면적으로 경색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쌍방간의 기싸움이 커지면 필연적으로 뭔가 안 좋은 것이 일어나기 마련인 것이 외교인지라 걱정이 된다.

설마 내가 들어갔을 때 확 경색되는 바람에, 평양에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건 아니겠지?
아니, 평양이니 대동강 오리알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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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참 신기했던 것 중 하나가 북한에 과제를 주어서 같이 일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언젠가 기회가 있으면 평양에 한 번 갔으면 좋겠다라고 생각을 해 왔었는데, 드디어 올해에는 기회가 생겨서 다음 달에 평양에 가게 되었다. 4박 5일의 여정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평양 방문 비자를 얻기 위해서 북경에서 하루를 보내게 되니까 평양에서는 4일을 있게 되는 셈이다.

북에 사업상 목적으로 가는 이들은 모두 통일교육원이라는 곳에 가서 3시간 짜리 강의를 들어야 한다. 이걸 들어야 정부에서 북한 방문에 필요한 특수 여권 비스무리한 것을 발급해 준다.

오늘은 그 3시간짜리 방북자 교육이 있었던 날이다.
오늘의 교육은 최책임과 같이 들었다. 최책임은 성격좋기로 팀에서 현책임과 쌍두마차를 달리는 사람이다. 11시 30분에 회사를 나와서 같이 수유리에 있는 통일교육원에 찾아갔다. 교육장이 삼각산(북한산의 새 이름) 바로 아래에 있는데, 북한산은 서울의 북쪽 끝이라서 수원에서 찾아가는 데 시간이 한참 걸렸다.  가는 길에 살짝살짝 길을 잘못 들어서 삼각김밥을 사서 배를 채우면서 교육시간에 아주 빡빡하게 들어갔다. 역시 삼각김밥과 요구르트는 성격좋은 최책임이 샀다. ㅋㅋ

예상과 달리 교육장에는 약 300명 가량의 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앉아 있었다.
그 사람들이 모두 "첫" 방북자들이란 것을 감안한다면 정말 엄청난 수인 것이다. 이미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의 수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 아닌가. 그 중 일부는 교육장에서 앞좌석 위로 발을 올려놓거나, 대놓고 큰소리로 욕을 하는 등의 거친 사람들도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그러한 사실은 북한과의 교류가 적어도 남한에서는 전 계층에 걸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반증일 터이다.

교육 자체는 크게 기억에 남는 것이 없었는데, 금강산에 관광을 가면서도 망원경이나 160mm 이상의 망원렌즈가 달린 카메라를 가지고 가지 못한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대체적으로 술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하고, 상식적인 수준에서 대접하는 마음을 가지고 간다면 큰 문제는 없을 듯 하였다.

한 10년 전만 하더라도 평양에 가본다는 것을 어찌 상상이나 했었으랴. 다음 달 평양행이 기대된다!!
그리고 제발 거기 가 있는 동안 "북핵 위기"라든지 "불바다 운운"하는 기사가 안 나오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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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0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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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제 가보면 생각보다 재미있지는 않지만, 정말 신기하기는 하고, 나중에 갔다오면 돈 있어도 남들은 하기 어려운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말하는데는 좋아요. :-)
  2. epigram
    2008/04/09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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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기함 + 공포까지 경험할 뻔 했지요.

    며칠전에는 군사조치를 하겠다고까지 하더니, 어제 북미협상에서 뭔가 진전이 있었다니 참 다행스럽습니다. 아,, 이거 출장 한 번 가는데 이리 마음 졸여서야 --;


어제 신문에서 보고는 한참 재밌게 생각했던 기사이다 :)

"대한 독스포츠 연맹" 이라는 곳이 있다고 한다.

이런 게 있는 줄도 몰랐는데, 개썰매 대회 같은 것을 하는 단체인가 보다.

이 단체가 2년 반 전에 북한에서 개썰매 대회를 하고 싶다고 신청했는데,

갖은 난관 끝에 드디어 허가가 났다고 한다.


그 와중에 북한에서 여러 가지 질문을 받았는데, 그 중 압권은..

에, 진지하게 북에서 물어본 그 질문은...

"음식 갖고 장난하느냐?" 

푸하하하~~

아래는 기사 원문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801260060



참고로, 하루 더 전인 그저께의 YTN 에서는 탈북 여대생 인터뷰가 실렸는데,

"남한에 내려와서 무슨 음식을 좋아하느냐라는 질문에
'개고기를 좋아한다'고 답했더니 남한 친구들이 이상한 눈초리로 빤히 쳐다보더라" 고 하기도...

h.naver?where=nexearch&query=%C5%BB%BA%CF%BF%A9%B4%EB%BB%FD+%B0%B3%B0%ED%B1%E2&frm=t1&sm=top_hty


확실히 북한에서 개는 애완견보다는 음식 쪽으로 추가 확실히 기울어 있는 것 같다.


나는 사실 한 5년 전까지만 해도 개고기를 아주 즐겨 먹는 사람이었는데,

TV에서 우리나라 개고기 도살장의 완전 비위생적인 모양을 보고는 식욕이 뚝 떨어졌다.

게다가 요새는 마음까지 약해져서 좋은 먹을 것들 많은데, 정감있는 개를 꼭 찾아서 먹을 필요야...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근 5년간 먹은 기억이 없다.


북한에서는 개고기를 단고기라고 부르는데, 먹어본 사람들은 모두 이 단고기가 아주 별미라고 한다.

그러니 혹 평양에 출장가게 되면 다시 보신 동호인으로 복귀하게 될 지 아닐지 나도 잘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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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2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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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훗... 우책임님 보신모임에 빨리 조인하세요...
  2. 2008/01/2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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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신모임이라, 일단 평양에 가서 단고기 접시를 눈앞에 두었을 때 결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후후훗~

급 중국 출장

2008/01/08 17:05

원래 외주 프로젝트의 중간검수 관계로 중국에 가기로는 되어 있었으나, 다음 주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모레부터 가게 되었다.
동행자는 우리 팀의 데모신(God of Demo) 김용성 책임~

2000년도에 갔다 왔었으니 벌써 8년만인가?
다시 보는 베이징은 어떻게 변해 있을 지 궁금하다.

10년이 다 되는 세월이니 강산도 변해 있을 것이지마는,
어쨌든 먹거리 풍부한 것은 변하지 않았겠지? ^^

참, 이번에 가서 만나는 사람들은 북한 사람들인데 만나면 어떨 지 궁금하다.
Tele Conference로 접했던 김모선생(북한에서는 상대를 선생이라고 부름)은 느낌에 순박한 엔지니어일 것 같던데, 실제로 만나면 어떠려나? 모처럼만의 출장이어서 새로운 기분이 들기도 하고, 진기한 경험일 것 같아서 기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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