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이래저래 중국에 갈 일이 많은 것 같다.
지난 한 주 동안에는 중국의 남경과 북경을 누비고 돌아왔는데, 남경에는 AceDB의 개발에 합류하게 될 중국 인력들을 면접하러 갔었고, 북경에는 북한 KCC 연구원들의 출장 사무소에 방문해서 새 과제를 협의하고 왔다(재미있게도 남경과 북경과 서울은 거의 정삼각형을 이루는데, 각각 비행기로 2시간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다).
남경행 비행기 시간이 12시 50분이라서 아침에 밥먹자마자 공항으로 출발을 했다. 두어달만에 보는 인천공항이다. 내가 거의 도착할 즈음에 홍책임도 공항에 도착해서는 전화를 해 왔다. 같이 만나서 동방항공의 비행기 표를 끊고는 마일리지도 적립했다. 아쉽게도 동방항공 마일리지는 아시아나나 KAL에 적립되지 않아서, 그냥 동방항공으로 적립을 했다.
아쉽게도 홍책임이 우리 S-OIL 스카이패스를 신청하지 않은 탓에 나만 PP카드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가볍게 홍책임을 버려둔 채 나는 프라이어리티 패스 라운지로 향했다 ㅋㅋㅋ(아, 그러게 신청하랄 때 하쥐~~)
프라이어리티 패스 라운지가 어디 있을까 하고는 3층을 헤매는데, 앗, 저 아래쪽에 희한한 구조물이 보인다!!!
뭔가 하고 자세히 보니까 작고한 백남준 선생의 작품을 전시해 놓았다.
저 작품의 이름은 필시 거북이일 터... 내가 백남준 선생의 작품을 잘은 모르겠지만서도 저렇게 만들어놓고 이름을 "귀뚜라미"나 "추상10" 같은 것으로 지었다면 백선생 정말 이상한 사람이다. ㅋㅋ
옆에서는 비디오 화면과 같이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 요새 같이 컴퓨터 기술이 발달한 시대라면 화면 전환을 음악에 맞추어서 동기화를 시킬 테지만, 백남준 선생이 활약하던 시대에는 그러한 장비가 없었던 모양이다. 음악은 주로 강렬한 느낌의 클래식 음악이 그냥 주욱 틀어져 있다. 내가 보았을 때에는 카르미나 부라나가 틀어져 있었던 것 같았다.
언젠가 TV에서 보았는데, 저 백남준 선생의 작품을 해체하고 복원하는 것을 지휘할 수 있는 사람이 단 한 사람밖에 없다고 했다. 그 분이 전시회마다 다니면서 저 작품들을 조립했다가 해체했다가 하는데, TV 고장나는 것을 고치기도 하고 작품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서 여러 모로 애쓴다고 한다. 그러한 고민 중 하나가 "브라운관 TV가 더 이상 수급이 안 되는데, 작품의 일부인 브라운관 TV를 LCD로 바꾸어야 하는가?" 였다고 한다. 결론은 이제 작품을 지속적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라도 LCD를 쓸 계획이라는 것으로 기억한다.
잘 한 결정이라고 생각이 된다. 비단 백남준 선생의 예술품이 길게 지속되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연초 나오는 나의 PS를 위해서도 매우 좋은 일이다. 분명 삼성 아니면 LG의 LCD TV를 사 줄 것이 아닌가. ㅋㅋ 저런 비디오아트가 계속해서 부흥발전하기를 빌어 마지 않는다. :)
인천공항의 프라이어리티 패스 라운지는 트랜짓호텔의 식당이다. 트랜짓호텔 입구에서 검정색 PP카드를 내고 들어가면 된다. 얼마 전 포스트에도 썼듯이 대단히 만족스러운 맛의 식사를 제공한다. :) 춘권을 맛있게 먹어주고 나니 홍책임이 게이트 앞에 앉아서 무릎팍 도사를 보고 있다고 한다. 쯔쯔..
출발시간도 다 되어서 가볍게 내려가니 추성훈이 나온 편이다. 추성훈 이야기를 듣는데 너무 가습에 와 닿아서 제 3자의 입장으로 들을 수가 없었다.
이 남자... 인생이 완전히 드라마 그 자체이다.
한국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자신이 항상 훈련하던 부산의 바로 그 경기장에서 일본 대표 마크를 가슴에 달고 한국 대표를 이겨야 했던,,, 한국 대표를 이겨서 왜 나를 대표로 뽑지 않았느냐고 국가대표 코치진에게 실력으로 시위하고 싶었다던,,, 국기가 올라가는데 일본 국기도 한국 국기도 쳐다볼 수 없어서 가운데만 보고 있었다던,,, 고국에 돌아와서 좌절을 겪었음에도 고국을 원망하지 않으며 자존심도 잃지 않던,,, 그 누구보다도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하던 그 사람 추성훈을, 나는 앞으로 정말 좋아하기로 했다. 언제나 추성훈을 응원하기로 했다.
무언지 모를 이유로 비행기가 1시간 연착이 되었다.
연착이 되는 동안에 무릎팍 도사를 보고 있었더니 시간이 참 잘 갔다.
드디어 탑승 사인이 떨어져서 탑승을 했다. 이륙하는 데도 한참을 대기하다가 결국 이륙 성공~
우리가 남경 공항에 도착하니, 남경의 이부장님이 공항으로 차를 보내주셨다.
내 생전 다른 나라에 가서 내 이름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 사람을 만나기는 처음이었다. 그렇지만, 차를 몰고 온 이 아주머니는 내가 그리 가자마자 출장자용 휴대폰을 건네준 후 별다른 인사도 없이 휙 돌아서 주차장을 향해 걸어만 간다. 그저 하염없이 걸어만 간다. 결국 이 아주머니하고는 한국어로도, 영어로도, 중국어로도 한 마디도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큰 단절이로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애니웨이, 홍책임하고는 남경 시내까지 가는 동안 바깥 경치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남경 근처에 가니까 시내에 아주 높고 긴 성벽이 있었는데, 그 성벽이 무려 몇 킬로미터에 달했던 것 같다. 하지만 아무도 저게 뭐라고 알려줄 수 없어서 "저게 책에서 본 그것인가?" 하고는 그냥 보고만 지나쳤다. 가는 도중에 홍책임에게 간단히 나의 중국어 실력을 뽐냈다. 하핫~
그래 봐야 오늘 내일(찐티엔, 밍티엔) 정도의 수준이지만, 홍책임같이 중국어를 안 배운 사람에게는 통.한.다. ^^
북경은 지난 7년 사이에 너무나도 많이 정비되어 있었는데, 남경에 오니 발전의 속도가 약간 더딘 것 같다. 남경은 마치 북경의 7년전 모습과 비슷하였다. 예를 들어 자전거가 많이 다니는 모습이랄지, 자전거와 보행자와 차가 서로 먼저 진입하려고 승부를 벌이는 모습이랄지, 차들이 시도때도 없이 무지하게 빵빵대는 것이랄지, 그런 것들이 말이다.
사진은 우리의 숙소인 쉐라톤 킹슬리 난징 호텔 앞의 풍경.
카운터에 물어봤더니 명효릉이 이 시간에도 구경할만 하다고 해서 명효릉에 가려고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아래는 매사에 반듯하고 온유한 성격을 가진 홍책임의 모습. 삼성에 와서 이전에 몰랐던 좋은 후배들을 여럿 만났는데, 알고 보면 다 이석호 교수님 연구실에서만 나왔다. 이석호 교수님께 감사드릴 일이다 ^^
갑작스럽게 뚱딴지같은 생각이 든다. FM이면서도 온유한 성격의 홍책임이 논산훈련소 교관이 되었다면 과연 어떤 교관이 되었을까나?? 뭐, 어쨌든 홍책임과 함께 하는 중국여행은 이제부터 시작~~
아래 사진은 남경에 도착해서 느낀 첫번째 거리 느낌이다.
왠지 정신 바짝 차리고 횡단보도를 건너야 사고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명효릉으로 가는 택시를 잡아 탔다.
그런데, 택시를 타고 보니 문 손잡이에 먹다만 딸기우유와 빵조각이 있다.
우유를 흔들어 보니 놀랍게도 반절 이상이 남아 있다. 도대체 이걸 여기다 두고간 이유는 뭘까.. --;
우리가 탄 택시는 마치 본 얼티메이텀의 한 장면처럼 호텔에서 명효릉까지를 질주했다.... 라고 쓰고 싶으나, 실제로는 명효릉이 있는 산 아래서부터 완전 정체에 시달렸다. 그리고는 사방에서 울리는 경적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토요일 오후 5시에 이리도 차와 사람이 많이 몰린 것은 바로 이 산에 매화산이라는 동산이 있고, 거기에서 매화축제를 했기 때문이었다. <------ 이것이 바로 비자 플래티넘 컨시어지 서비스에서 추천한 Local Festival이었다(오,,, 컨시어지 서비스 쓸만해요~~ ^^
사실은 남경에 도착해서 이부장님한테 저녁에 매화산을 갈까 한다고 했더니 아직 매화가 안 피었다고 하셔서 명효릉으로 방향을 바꾼 것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매화산이 있는 곳은 명효릉과 아주 가까와서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곳이었다. 실제로 명효릉에도 매화가 있었는데, 우리가 방문한 3월 1일에는 아직 꽃이 살짝 피어 있었고 3월 15일이나 3월 20일쯤에나 만개할 것 같았다.
한참을 교통정체에 시달린 후에 우리는 명효릉 매표소 앞에 내리게 되었다.
표 가격을 물어보니 명효릉을 보는데만도 70위안이다. 오옷.. 비싸다. 1인당 70위안이면 만원쯤 되는 건데 꽤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우리는 저녁 5시가 넘어서 왔는데.... --; 할 수 없이 돈을 내고 표를 끊었다. 새삼스럽게 비행기 연착이 원망스러워지는 순간이었다.
공원 안에 들어가서 일단 사진을 한 장씩 찍어주었다.
아래 사진의 뒷 배경은 매화나무인데, 아직 망우리가 살짝 벌어진 정도였다.
신규 채용자 인터뷰를 진행해야 해서 둘 다 출장복장으로는 아주 드물게 양복을 입었다.
명효릉은 명나라 태조인 주원장의 묘이다. 역시 중국답게 엄청나게 크다.
사실 난징도 문화재의 보고인데, 역사적으로 난징에 수도를 튼 나라들만 해도 수십개국이 된다고 한다. 대표적으로는 송나라가 난징에 수도를 틀었고, 성경을 보고는 자기가 예수의 동생이라고 착각했던 홍수전이 교도들을 모아서 태평천국을 세운 뒤 수도로 삼은 곳도 난징이다(최근 이연걸, 유덕화, 금성무가 공동주연한 영화 명장이 개봉했는데, 이연걸한테 패배를 안겨준 게 바로 이 태평천국이다).
사진은 입구에서 명효릉으로 가는 돌다리에서 찍은 홍책임. 똑같은 장소에서 나를 찍은 사진도 있었는데 완전히 초점이 뒤쪽 배경에 맞아버렸다. 그 뒤로도 한참을 홍책임이 왜 초점이 자꾸 바뀌는지 모르겠다고 궁시렁댔는데(ㅋㅋ), 알고 보니 AF 모드를 AI SHOT으로 해야 했는데 AI SERVO로 해 두고 있었다(캐논 카메라는 AI SERVO로 하면 반셔터 누르고 있는 동안에 계속해서 새로운 초점에 포커싱이 된다). 이 사건 후에도 난징 출장에서 홍책임은 지속적으로 카메라에 대한 가르침을 여기저기서 얻게 된다. 후훗~
다리를 건너서, 큰 황금색 지붕의 빨간 문 앞에 있는 저 파란색 복장의 아저씨한테 티켓을 건네준다.
(아래 사진의 홍책임은 다리가 너무 길어보인다. 아이비 클럽 교복도 아닌데~, 역시 사진은 사기^^)
다리를 건너서, 돌벽을 지나서,,,
(아래 사진은 찍어놓고 보니 꼭 마에스트로 같은 남성복 추동 컬렉션 카탈로그 사진 같다 ^^)
돌벽을 지나서 터널을 뚫고서...
터널을 뚫고 올라가서 사이드의 계단을 밟아나가면,,,
(중국이 참 대단한 것이, 저런 벽돌이 아주 무심하게도 기냥 천년도 전에 만든 벽돌들이다.
그런데, 중국 전역에 천년쯤 전 벽돌 같은 것은 아주 지천으로 널려있다. 문화재 많은 중국 너무 부럽삼 OTL)
사이드의 계단을 밟아 올라가면, 명효릉을 다 본 것이다. 쿠쿠쿠
꼭대기의 밖과 안은 이렇게 생겼다.
아마도 이 안쪽에서는 옛날에 황제들이 찾아와 제사를 지냈을 것이다.
베이징의 명13릉에서도 꼭대기에 이런 게 있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거기에는 탑같은 게 있어서 "후손들아 잘 다스려라 어쩌구저쩌구" 류의 글이 새겨져 있었던 것 같다.
보너스 샷으로 꼭대기에서 본 아래쪽 풍경을 한 장~
다시 매표소 부근까지 갈 때에는 난징의 인력들이 얼마나 좋은 quality의 인력들일까 등등의 이야기와 면접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까에 대해 살짜쿵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갔다.
다음 스토리는 완전히 깜깜해진 명효릉에서 호텔에 버스타고 가는 미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