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st Do It !내가 기억하기로만도 한 10년 넘게 나이키가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듯 합니다.
아니 어쩌면 나이키 창사 때부터 쓰고 있는 지도 모르겠군요.
이러쿵 저러쿵 이유대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해야 할 것이 있다면,,,
하라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동네 꼬마들도 아는 이 슬로건을 왜 Today's epigram으로 정했는고 하니,
가끔씩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너는 삼성 문화에 갑갑함을 느낄 때가 있는데,
유투브의 스티브 첸의 방한 인터뷰 기사를 읽고는 새삼스레 다시 느낀 바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어제 Chen 씨가 말하기를,,
"일생에 한 번 쯤은 자신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제로 시도해 봐도 좋지 않을까요?
오늘날 유투브의 성공도 머리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꺼내 실행에 옮겼기에 가능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훌륭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그냥 '앉아' 있습니다."이랍니다.
아래 우스개는 아는 사람은 아는 이야기인데, 스티브 맥코넬 아저씨가 책으로 쓴 내용입니다.
일에 대한 격언으로 유명한 "It's better to work smart than to work hard"를, 마이크로 소프트는 "It's better to work smart and hard" 로 바꾸어 놓았고, 아마존은 "It's better to work smart and hard and long"으로 바꾸어 놓았다고 합니다 -_-;; (아마존이 일을 많이 하나 보죠?)
삼성은 나이키의 "Just Do It"에다가 뭘 좀 더 붙여서 "
Just Do it with YES to the BOSS"로 운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보스가 원하는 것을 잘 하는 게 중요한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만, 임원이나 사장 레벨로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뭔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사라지고 일방향의 딜리버리만 남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듭니다. 사원과 선임간의 커뮤니케이션 지수를 100이라고 하면, 그 단계를 위쪽으로 하나씩 올릴 수록 루트를 하나씩 씌워두는 정도라고 하면 비슷하려나요?
그 정도는 아닐 지도 모르겠지만, 하여간 수년간의 생활에서 볼 때 위로 갈 수록 커뮤니케이션이 말랑말랑하지 않고 딱딱해지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나마 연구소에서는 2년전에 소장님이 새로 오시면서 그런 부분은 많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만, 여전히 삼성전자 전체적으로는 상명하복의 정신이 많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한편 이에 영향을 받아서 조직의 밑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좋은 아이디어들을 "Just Do It" 정신으로 실행할 수 있는 길은 상당히 막혀 있습니다. 하부조직에서 조그만 아이디어가 있어서 Just Do It 하려면 위쪽과 대화를 해서 뜻을 맞춘 후에 고고씽해야 할텐데 이게 새롭고 참신한 것일 수록 아주 작은 규모로도 시도해 보는 게 어렵습니다.상부를 설득하려고 해도 Two-way 보다는 One-way 커뮤니케이션이라서 의견전달 기회가 안 주어지는 경우가 많고, 또 워낙 관리의 삼성이다보니 성공률이 거의 100%라는 것을 해보기도 전에 증명해야만 "Go" 사인이 나는 식인 거죠.
가끔 씁쓸한 일들 중 하나는 삼성전자가 이 수많은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고, 돈도 충분히 있는 데도 불구하고, 재밌는 아이템들을 다른 사람들이 하고는 성공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이죠. "아,, 저거 나도 생각해 본 일인데,,, 우쒸..."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말입니다. 돌다리 건너기 전에 돌다리가 무너지나 안 무너지나를 한참 두드려보고 있었더니, 옆에는 8차선 현수교가 세워지고 차들이 씽씽 다니는 그런 상황이 되는 겁니다. :)
사실 모든 일에 "Just do it"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돈을 드는 작업일 수록 "Just do it"을 잘못하면 회사를 아주 쉽게,, 매우매우 쉽게 말아먹을 수 있습니다. ^^ 이에 관해서는 아주 좋은 참고서로 "성장과 도박"이라는 책이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읽으셔도 좋을 듯 합니다. 그러나, 최소한 연구소 내에서는 쉽게 쉽게 "Just do it" 할 수 있어야 좋은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돈을 쏟아부어야 할 비즈니스 아이템은 무엇인지를 알게 되고 회사로서는 결과적으로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겠지요.
주위의 많은 뛰어난 사람들이 "아 저거 나도 생각한 건데..." 라든가 "우리도 저런 건 충분히 잘 할 수 있는 건데..." 라는 한탄을 말하는 대신에 쉽게쉽게 "Just do it" 할 수 있는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야 뭐 올해 old-fashioned business인 DBMS 개발에 올인을 하고 있으니 그런 고민 없이 냅다 달려버리면 됩니다만, 주위를 둘러보면 아쉬움이 많은 케이스들이 있던 터에 기사를 보고 필받아서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Let's just do it! Can't we, Samsung? ^^
ps. 간만에 내 회사에 대한 고민을 글로 쓰려니 좀 부담스러운 면도 좀 있습니다만, 뭐 이 정도는 신문에서도 많이 나오는 내용이니까 특별히 이 글에서 다룬다고 해도 내부고발자로 조사받지는 않겠지요? :) 모쪼록 상명하복보다는 상하대화가 더 잘 되는 삼성전자가, 관리의 삼성보다는 소통의 삼성으로 유명한 삼성전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