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중국어

2008/06/17 07:50

지난 주에 다녀온 단둥 출장에서는 목숨이 간당간당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지나고 난 지금에서야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 때는 정말 "이러다 비명횡사하지" 하는 생각에 공포에 떨었었다. -_-;

중국의 단둥은 북한의 신의주랑 맞닿은 도시이다.
얼마만큼 맞닿아 있는고 하면, 용산구와 서초구가 한강을 끼고 서로를 마주보고 있는 것처럼 맞닿아 있다. 물론 사이에 낀 강은 한강이 아니라 압록강이며, 신의주는 북한의 북서쪽 끝에 있다. 한편, 압록강은 한강 너비의 약 2/3 정도 되는 넓이를 가지고 있으며, 물은 유감스럽게도 더러운 편이다. -_-;

단둥과 신의주 사이에는 다리도 두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조중 우호교라고 해서 북한과 중국 사이에서 교역을 담당하는 다리이고, 다른 하나는 압록강 단교라고 해서 일제시대 때 지었으나 6.25 전쟁시 미군 폭격으로 중간에 끊긴 철교이다. 둘 다 역사적으로 혹은 경제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다리들이다.

한국에서 단둥에 가려면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아쉽게도 직항은 없다.
그래서 단둥이 속한 중국 랴오닝성(요녕성: 옛날 우리 표현대로라면 요동 + 요서가 되겠다)의 성도인 선양(심양)에 가서 230KM의 거리를 달려서 단둥에 가든지, 다련(대련)에 가서 비슷한 거리를 달려서 가든지, 아니면 북경에 가서 단둥행 비행기로 갈아타야 한다.

우리가 이번에 택한 노선은 심양까지의 비행 후 단둥으로 전세택시를 타고 가는 방법.
우리와 여행사를 통해서 계약한 운전사는 심양공항에 카니발 비스므리한 차를 몰고 나타났다.
차도 좋고 조용하고 고속도로도 몇 군데 공사중인 곳들을 제외하면 한적하고 좋았다.

그런데, 딱 하나,, 후덜덜했던 것이 있었으니!!
한 한시간쯤 달리고 나서 잠에서 깼는데, 왠지 차가 차선을 삐딱하게 밟으면서 달리는 것이다.
"이 운전사 취향 참 독특하네" 하면서 계속 보고 있으려니 1차선과 2차선 사이의 분리선을 계속 품에 품으면서 달린다. 명색이 선단 Express Way(선양 - 단둥간 고속도로)이고 속도는 120을 훨씬 넘게 달리는 상황에서 말이다.

"이것 참 이상하네" 하면서 룸미러를 통해서 운전사의 눈을 보는 순간 공포는 시작되었다!!!
운전사가 5초 간격으로 눈거풀이 스르르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것이다. 다행히 눈을 감고 1초씩 지나는 일은 없었는데, 계속해서 눈을 감았다 떴다 하니 이거 불안해서 살 수가 있나... 더욱이 쉬었다 가가자고 중국말을 할 수 있는 김차장은 완전 딥슬리핑 중이다. 나중에 들어보니 뒤에 앉은 이영진 과장도 공포에 떨면서 룸미러를 계속 지켜봤다고 한다. -_-;

한 10분동안 공포에 떨다가 생각했다.
'이대론 도저히 큰 일이 나겠구나.' '쉬었다 가자고 내가 말을 해야겠다.', 그런데 '쉬었다 가자'가 중국말로 뭐지??? 나름 "엘리트 중국어" 교재를 들고 공부하고 있지만 나의 중국어는 전혀 엘리트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게 생각이 잘 안 난다. 그러나, 5분여의 고심 끝에 결국 나는 성공했다. 우하하~

운전사에게 말을 건넸다.
"Ni yao xiuxima?" => "당신 휴식이 필요합니까?"
답변이 온다. "뿌요" => 필요 없습니다.

뿌요는 왠 뿌요!!!  내가 보니깐 "Tingyaode(정말 필요해요)" 던데 =.=!

암튼 다행스럽게 그 말을 건넨 뒤에는 눈깜빡이는 것을 멈추고 다행히 더 이상 졸지 않았다.
그런데, 잠에서 깨고 나서는 완전 미친듯이 칼질을 하기 시작한다. 으허헉.. 특히 2차선에서 서행하고 있던 트럭을 추월하기 위해서, 과속으로 쌩쌩 가고 있던 1차선 버스 앞으로 끼어들 때에는 아드레날린 영화를 보는 것도 아닌데 순식간에 아드레날린이 확 품어져 나오면서 등줄기가 꼿꼿해진다. 아웅.

차에서 내리니 모두 죽을 고비 하나 넘겼다고 웅성웅성.
다음엔 꼭 비행기를 타든지 기차를 타든지 암튼 저 전세택시는 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중국어도 외국어인지라 표현을 배워도 수시로 까먹게 되지만, 이 때 쓴 "휴식이 필요합니까" 표현은 죽을때까지 못 잊을 것 같다. 언제든 필요할 때 써 먹어주마.

NI YAO XIUXIMA?

이것이 진정한 서바이벌 중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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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경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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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연구원 채용에 지원한 지원자들을 면접한 후 저녁 회식이 있었다.

저녁 회식에는 남경 연구소장님, 소장실 스탭 이향춘씨, 운영부장인 이부장님, 인사과장인 류커 과장, 인사 직원인 이양씨, 그룹장인 천하오 책임, 나, 홍책임 이렇게 갔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는 오늘 출장을 왔다는 사람이 밥을 못 먹고 있다고 해서 누군가 했더니 송미선 선임이 택시를 타고 왔다.

이 날은 두 가지로 참 기억에 남는데,
첫째는 술을 엄청엄청 마셨다는 것이고, 둘째는 나의 서바이벌 중국어가 한 번 더 통했다는 점이다.

일단 음식들 소개부터...
여러가지 음식들 중에서 몇 개만 올린다.
음식들이 다 맛있었는데, 새우가 발을 까딱까딱하는 저 회만큼은 전혀 식욕이 돋지 않아 못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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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참석자들 소개..
남경연구소에 들르는 동안 모든 사람들이 좋은 사람을 뽑을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을 해 주셨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이럴 때마다 역시 나는 운이 좋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

아래는 남경연구소 주필상 연구소장님.
AceDB 과제로의 인력 투입을 위해서 아주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셨다.
소장님 고맙습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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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이향춘씨
이향춘씨는 연구소장실 스탭인데, 중국 동포로서 남경에서 대학을 나온 연고가 있어서 남경연구소에 취직을 했다. 이렇게 사람들이 섞여 있을 때에 통역을 해 주어 의사소통을 이루어주는 중요한 역할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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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천하오 책임과 러브샷 중인 이상근 부장님
단 3개월의 중국어 교육 후에 놀라운 수준의 스트리트 중국어를 구사하시는 호남이시다.
다음 주에 오는 인력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는데 문제가 없도로 계속 신경을 써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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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남경연에서 DTV 그룹장을 하고 있는 천하오 책임
직선적이고 담백하지만 팀원들한테는 한카리스마하는 성격이라고 한다.
숨기는 것이 별로 없고 아주 화끈한 성격이어서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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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남경연구소 인사과장인 류커 과장
류커과장은 온화하고 세심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다.
이번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서 백방으로 애를 쓰고 세심하게 배려해 주었다. 참 고마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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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이양씨
남경 연구소에 처음 가서 만난 사람이 이양씨인데, 이름만 보면 한국사람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중국 사람이다. 처음에는 한국말로 안내를 해 주어서 한국사람인 줄 알았는데, "죄송합니다 한국말을 너무 못해서" 라고 말을 해서 중국사람인 줄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는 한국말도 너무 잘하고, 게다가 친절하고 싹싹하기하다. 놀라운 것은 대학교 때까지 술을 한 방울도 안 먹었다고... 중국의 대학교 문화는 아마도 우리랑 상당히 다를 듯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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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송미선 선임.
송 선임은 당일 출장을 와서 무서워서 호텔 밖도 못 나가고 있었는데, 때마침 회식시간에 연락이 되어서 택시를 타고 참석했다. 예전에 송선임이 처음 입사했을 때가 기억나는데, 전공도 DB계열이어서 그 때 AceDB 한 번 해 보라고 했었는데 딴 데로 가버렸다. 인센티브 과제 선정이 꼭 되어야 될 것이, 이 날 AceDB 안 하고 딴 데 간 것 후회할 거라고 큰소리를 뻥뻥 쳤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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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불타오르고 있는 홍책임.
홍책임도 이날 정말 많이 마셨는데,다음날 들으니 무려 네 번을 토했다고 한다.
얼굴이 불타오르다 못해 복사열을 내뿜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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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즐겁게 먹고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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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내 사진이 찾아봐도 없다.
에고,, 사진사의 비애로다.
평소같으면 홍책임이 좀 찍어 주었으련만 홍책임은 이날 그럴 정신이 아니었겠지.


맛난 것도 많이 먹고, 술도 많이 마시고, 분위기도 흥겨웠던 이 날.
분위기가 고조되니 류커과장이 옆의 이부장님께 술을 건네며 "울리가 남이가" 라고 한마디 한다.
어디선가 경상도 사투리를 배웠나 보다.

바로 이 때!!!
하찮은 나의 중국어 실력이 빛을 발하였으니, "워먼. 뿌쉬, 타먼" 을 말해버린 것이다.
워먼=We, 뿌쉬= are not, 타먼=Others. "우리가 남이가"에 해당하는 완벽한 중국어 댓구가 아닌가!!
오 하나님, 내가 이걸 머리속에서 생각해서 만들어 냈단 말입니까. 으하하핫~

옆에서 "워먼뿌쉬타먼"을 듣고는 반응이 아주 굿굿굿~~
여기저기서 따라하면서 분위기 한 층 고조~~ 아,, 아주 좋아요~~
하찮은 나의 중국어 실력이 이 남경 땅에서 빛을 보는구나. 흑흑흑.
권설음 발음이 뭐 그러냐고 강선임한테 놀림받으면서도 꿋꿋이 연습한 보람이 있도다~

이 날 밤에 잠을 자는데, "와 내가 정말로 이런 말을 생각해 내서 이치에 맞게 말을 했단 말이지~ ",
하면서 "흐흐흐" 뿌듯해하며 몇 번이고 맘으로 되뇌어 보았다.
"워먼뿌쉬타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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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eggie
    2008/04/09 16:04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zhang laoshi 는 xuesheng 이 자랑스러워요.
    • epigram
      2008/04/09 22:03
      댓글 주소 수정/삭제
      Xiexie laoshi~ 제가 좀 잘하긴 했죠? ㅋㅋ

      근데, 아직 온라인 수강신청한 중국어 강의를 한 강의도 못 나갔다는 거 --; 그래도 어쨌든지 월말까지는 끝낼 것이고, 나아가 조만간 중국어 실력이 일취월장하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해 봅니다. 하하하핫~~

다국적 팀의 장점

2008/04/02 23:37

다음주 월요일이면 중국에서 AceDB 개발에 합류하기 위해서 엔지니어 3명이 한국에 온다.
새로운 멤버들이 합류하면 모든 회의와 팀내 메일은 영어로 할 예정이기 때문에,
지난 주부터 세미나는 전면 영어를, 메일은 부분적으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세미나의 경우 내용이 쉬운 세미나는 좀 수월하고, 내용이 어려운 세미나는 확실히 오버헤드가 있다.
쉬운 주제에 대한 발표는 오버헤드가 한 2배 정도, 어려운 주제는 오버헤드가 한 3배 정도인 것 같다.
게다가, 영어로 발표하면서 회의시간에 농담이 사라진 점도 마이너스 -_-;

다들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힘들어 하지만, 그래도 해야할 동기가 생기니까 의욕적으로 공부를 한다.
피커폰 같은 전화영어를 듣는 팀원들도 많고, 학원에 다니는 팀원들도 많다.
둘 다 하는 사람들도 있고 :)

나는 올해 말까지 중국어를 배워보기로 했다.

회의를 할 때면 아직 영어를 더 갈고 닦아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만, 올해는 중국어를 하련다~
원래 학원 수강 6개월에 빛나는 강선임을 사부로 두고 온라인 강좌를 조금 씩 들었었던 터라 중국말에 관심이 많았었다. 그런데, 마침 중국 인력들과 같이 일하게 되었으니 써 먹을 기회도 많고 해서 제대로 한 번 배워보고 싶다. 외국어란 게 원래 써먹을 수 있는 기회만 있다면, 참 배우는 게 즐거운 학문이 아니던가.  

크레듀를 뒤져보니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중국어" 라는 희한한 이름의 강좌가 있길래 냉큼 신청했다. 전날 온라인 강좌로 배운 것들을 아침마다 사무실에서 써먹어야겠다. 쿠쿠쿠
예를 들면 "오늘은 일찍 나왔군요. 이리 와서 차 한잔 하지 그래요". <--- 이런 것~


분명히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모이는 것은 막대한 커뮤니케이션 오버헤드를 발생시킨다.
단순히 언어적인 차이로 인한 것 뿐만 아니라, 문화정서적인 차이로 인한 것들도 참 클 것으로 에상된다. 그렇지만, 그런 상황으로 인해서 우리는 한 번 더 Jump할 수 있는 목표들을 새로이 발견한다.

So, isn't it a fair dea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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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anzzy
    2008/04/03 10:4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영어로 회의를 하면 가장 좋은 점이 회의시간이 짧아지는거라고 하더군요. (할말만 하고 딴 소리를 못하니까...) 들리는 소문에 따르면 외국인 교수를 뽑으면 좋아지는 점이 영어로 회의를 하니 교수 회의 시간에 불필요한 논쟁이나 잡담이 없어지는 거라고 합니다. 한국말로 하다보면 종종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거든요. 그러다가 보니 어떤 학교는 외국인 교수를 뽑아두고도 한국말로 회의를 하면서 초짜교수 한사람이 간단히 통역해서 알려준다고도 하더군요 :)
  2. epigram
    2008/04/03 22:23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나야 잘 모르겠지만, 교수회의 때의 농담따먹기가 진짜 길다고들 하더군. 거기도 그런가? ^^ 근데, 사실 우리는 농담하는 시간이 없어졌어도 어려운 이슈를 영어로 토론하다 보니 회의시간이 좀 더 길어진 것 같아.

    외국인 교수 뽑아두고 한국말 회의하는 것은 좀 안습이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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