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기사를 보다가 최근 몇 가지 생각이 떠올라서 몇 자 적어 본다.
나는 약 한달 반 정도를 본사 TF에 참여하고 있는 중이다.
아래 기사에서 보는 것처럼 삼성그룹에는 글로벌 전략 그룹(GSG)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그룹은 거의 전부 유명 MBA 출신 외국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내가 하고 있는 열명 좀 넘는 TF에 이 그룹에서도 몇 명 참여를 하고 있다.
http://news.joinsmsn.com/article/269/4563269.html?ctg=2002
며칠 전에 TF 내에서 GSG 소속 한 친구가 발표를 하다가, "참, 오늘 아침에 우리 아버지가 HP CEO가 되었다"라고 하길래, 아니 갑자기 뭔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나 싶었는데, 정말이었다. 최근 HP 회장이 된 레오 아포태커가 진짜로 이 친구 아버지였던 것이다. 꼭 스위스 국제학교에서 김정은이자기 친구에게 "사실 우리 아버지가 The Jong-Il Kim이야" 하는, 그런 느낌? ㅋㅋ
암튼 금주에 이 친구랑 커피 한잔 하는데 MIT의 Sloan school에서 GSG에 대한 지원열기가 뜨거웠다고 들었었다. 그런데 홍주연씨 기사를 보니까 과연 그랬구나 싶기도 하고, 삼성도 참 많이 컸다 생각이 든다.
뭐 그런 일이 있었다는 이야기.
얼마 후면 G20가 열리는데, 이건 정말 총성 없는 전쟁이다.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바로 G8 체제로 돌아가거나 딴 체제가 부상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 환율과 IMF를 빅딜해서 조정안을 만든 것은 의미있는 진전이다.
100년전 한일합방 당시 한국의 사신인 이준 밀사는 고종황제의 특서를 가지고 갔지만 결국 뜻을 못 이루고 타국에서 운명을 달리하였다. (이준 밀사의 헤이그 파견과 얽힌 비사는 아래 링크 참조)
http://www.i815.or.kr/media_data/chong_new/e0015/e0015_09.htm
100년 전에는 제국주의의 시대였다. 돈이 있고 군사력이 있으면 타국을 침략하여 노예화하는 일이 용인되는 시대였다. 그 때가 제국주의 시대였다면, 지금은 신자유주의 시대다. 국가간 보호장벽을 없애고 전세계에 무한한 경쟁을 퍼뜨리는 시대이다. 보호무역 시대와의 차이는 Abba의 노래처럼 "The winner takes all"이라는 것이며,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국가의 처지는 제국주의 시대의 식민지 국가나 마찬가지로 비참하게 된다.
G20 체제는 현재의 세계를 움직이는 power들이 모이는 자리이고, 기본적으로 신자유주의를 기반으로 세계경제를 이끌어가고자 하는 모임이다. 나는 싫든지 좋든지 간에 이 비정한 신자유주의가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 정도 규모의 경제체제가 새로운 대안을 찾는 데에는 수십년 걸릴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식민지 시대의 먹잇감이었던 한국이 신자유주의 시대에는 의장국을 하고 있다.
이 시대에 주목받을 기회를 간신히 잡았으니 어떻게라도 좀 잘 해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고기도 잘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앞으로 세계의 경제 시스템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원래 잘하던 나라들이 또 잘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2차대전으로 망해버린 독일과 일본이 다시 일어나는 데에는 30년으로 충분했다).
이번에 조정안을 이끌어내는 데는 크든 작든 최근에 구설수에 오른 외교부서가 역할을 했을 것이다. 인사건에 대해서 사죄하는 의미에서라도 더 세련되고 큼직한 일을 잘 해내주길 바란다. 100년 뒤 후손들이 우리를 볼 때 "아,,, 그 때 우리 조상들은 왜 자기 땅 하나 지킬 힘이 없었던가?"라고 탄식하지 않고, "야~~ 그 때 우리 조상들이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탓에 우리가 지금 이런 부강한 나라가 되었다"라고 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