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부모님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 명확히 깨닫게 된다.
어렸을 때는 잘 안 보였던 부모님의 단점이 커가면서 자꾸 눈에 띄는 것이 있는가 하면,
새삼스럽게 부모님이 대단한 점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오늘은 그 후자의 경우..
얼마 전에 어머니가 승준이가 베고 자던 베개를 낡아서 버리시려는데,
베갯속이 전부다 "조"로 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때마침 그 즈음 TV에서 필리핀의 극빈촌에서 애들이 흙을 파먹는 것을 보셨던 것이었다.
"조"도 곡식인지라, 먹을 것을 버리자니 도저히 양심이 허락하질 않아서 그걸 밥에 넣어 드셨단다.
어머니가 이러저래 해서 밥에 넣어 먹자고 하니, 아버지가 그리 하자고 동의를 하신 것.
그리하야, 7년간의 승준이 땀내가 스며든 조를 씻어서 밥에 일부를 얹어서 드신 것이었다.
우웩 우웩 우웩 --;
게다가 그 조를 껍질채 넣으신 터라, 씹으시다가 연방 "앗따거" 하면서 밥을 드셨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면 우리 부모님이 아니지...
이 쯤 되면 남은 조들은 그냥 버리셔도 좋으련만,
남은 조들을 포기하시지 않고, 약빻는 절구통에 넣어서 껍질을 깐 후, 결국 밥에 얹어 다 드셨다한다.
내사,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속적으로 속에서 "우웩" 거리는 기분이 끊이지 않았지만,
언행일치를 하려는 부모님의 마음만은 참으로 내가 따라갈 수 없는 저 높은 경지에 있는 듯 하다.
거 참,, 순수하기들도 하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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